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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제 목 너무 많이 썼네요 ㅠ.ㅜ
작성자 강병국 등록날짜 2023-11-29 17:05:23 / 조회수 : 56,334
  • 너무 많이 썼네요 ㅠ.ㅜ

    7월말부터 전기기능사 공부를 시작했다. 다니던 현장에서 갑자기 일이 끊겨 한달여 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다시 일거리를 잡으려 했지만 잘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중 그동안 막연히 마음이 쏠리여 기웃거렸던 전기기능사 자격증이 불쑥 생각났다. 가까운 학원을 검색해보니 한국전기기술원이 제일 만만(?)해 보여 와이프님에게 사실 직고하고 마음바꾸기 전에 재빨리 당일 바로 등록했다.

    - 필기시험

    3과목이다. 전기이론, 전기기기, 전기설비! 전기이론은 이동근 선생님이 맡아서 강의하는 데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이론을 이렇게 쉽게 강의하는 것을 보니 실력이 대단한 분이라고 직감했다. 어려운 것을 쉽게 강의하는 것이 바로 실력아닌가 말이다. 나는 과거 업무상 전자기학(고전압 분야)을 독학으로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무척 고생했다. 전기를 전공한 동료, 후배들의 눈치를 보면서 겨우겨우 업무를 쳤던 기억이 아펐다. 지금은 다행히 실기까지 패스된 것 같아서(최종 발표는 12월 13일이다) 아픈 상처가 조금은 치유된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이곳에서 이동근 선생님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된다. 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맞는 수준으로 강의가 가능한 분이시다. 빠듯한 수업시간이지만 오히려 질문을 하라고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까다로운 질문은 쉽게, 쉬운 질문도 편안한 얼굴로 친절히 답해준다. 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하는 말... “배워서 아는 건만 챙기시면 됩니다. 그러면 자격증 취득에 전혀 문제없습니다~” 자격증 취득은 공부 머리보다 의지가 중요하다. 절실하지 않으면 열심히 할 수 없고 기초가 약하면 더욱 열심히 해야한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나의 경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별로 없었다. 다만 전기기기의 내용이 머리에 잘 그려지지 않아 암기와 이해를 병행하여야 해서 그 부분이 다소 까다로웠다. 특히 암기가 문제였다. 텍스트 암기는 한계가 있어 그림과 표를 사용하여 다양하게 암기하고자 노력했다. 오유진 원장님은 전기기기와 전기설비를 담당하신다. 오 선생님은 꼭 필요한 내용만 반복적으로 강의하신다. 그래서 그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안심된다. 강조한 것만 이해하면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점수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15년이 넘는 강의 노하우로 자격증 취득의 지름길을 알고 있는 오 선생님의 강의는 언제나 자신감으로 넘쳐난다. 덕분에 나도 너무 집중했나보다. 필기 점수가 90점이 나왔다. 아.. 공단에서 60점 이상 점수를 돈으로 돌려주면 좋으련만... ㅋㅋ

    - 실기 시험

    실기 작업은 처음가는 길이었다. 시퀀스 제어반을 만들고 배관을 설치해서 스위치와 램프등 조작부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건축 현장 경험이 8년이지만 결선 작업은 몇 번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설레이면서도 긴장되는 훈련 내용이다. 걱정했던 대로 시력이 발목을 잡는다. 나는 뛴다고 믿으면서 열심히 눈과 손을 놀려 제어반을 꾸려나갔지만 처음 제어반 완제품을 만드는데 소요된 시간은 2시간 20분. 전체 시험 시간이 4시간 반이라 제어반 완성은 무조건 2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작업이다. 이때는 제어반의 주회로(전압인가선, 갈,흑,회,황녹의 4코어 전선) 연결후 벨테스트, 상부 보조회로 연결후 벨테스트, 하부 보조회로 연결후 벨테스트, 중앙부 보조회로 연결후 벨테스트, 총 4번을 하던 고집스럽게 하던 때였다. 그런데 작업 시간을 30분 정도 줄이려하니 이 네번의 테스트를 계속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험 3주전 자율 연습때부터 이 테스트를 주회로,상부,하부의 보조회로를 연결한 후 한번, 보조회로 중앙부 연결후 1회, 즉 총 2회로 줄였고, 시험 2주전부터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겨 테스트는 제어반 전체 연결 완료후 단 한번로 줄여버렸다. 몇 번 통과하고나니 불안한 마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런데... 배관 공사도 그럭저럭 평균으로 하였건만 문제는 외부 조작부인 스위치와 램프 연결에서 터졌다. 콘트롤 박스 내에 스위치 연결 개념이 부족하여 스위치가 거꾸로 작동하였고, 램프에서 선이 빠져서 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였던 것이다. 심지어 숙달이 되어갈수록 과거 문제는 잡히지만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기이한(?) 현상이 생겨 자신감이 떨어지는 긴급사항이 발생되었다. 이때 비로서 오 원장님의 존재가 빛을 발한다. 걱정하지 마시라! 이때를 위하여 실기 주강사이신 오 원장님이 예비되어 있다. 오유진 원장님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어, 유튜브 동영상등으로 개선방법을 머리속에 그려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장님 특유의 실기 훈련방법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개선방법을 덮석 물어보면 바로 직답으로 먹여주는 대식 살짝 뜸을 들이면서 딴 일 보고온다든지, 훈련생이 직접 개선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식의 답변을 한다. 처음에는 바로 대답해 주면 좋을 텐데라고도 생각해 봤는데 . . 조금 뜸을 들여주는 것에서 오히려 바짝 긴장하면서 듣게 되는 효과가 있음을 느꼈다.

    역시 오원쌤이셔! 학생의 자존심을 살짝 건드리는 효과적인 학습을 노리는 노련한 훈련스킬!! 오원쌤의 주특기는 강하게살짝자존심터치훈련법 (일명 : 강하게살자-훈련법)이었다! 그의 주특기는 시도때도 없이 강의실에서 펴져간다. “탈락!”, “허허.. 선배님~ 이제는 다양하게 틀리십니다”, “여기서는 이해하지만 시험장에 가서는 이렇게 봐주는 것 없다는 거 알지요?”, 나에게 무엇이 틀렸는지 가르쳐 주려는 옆의 젊은 전우에게 냉정하게 “말하지 마라, 잘못된 부분을 선배님 스스로 찾아야 실력이 된다.”, “나에게 합격! 소리를 듣기 위해 작업하지 마세요! 기능을 발전시키세요!”..

    낯 뜨거운 순간도 여러번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모두 예방 주사였다. 그의 강하게살자-훈련법 덕분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자존심이 나를 더욱 신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의 부족한 기능때문이 아니라, 재활용하는 자재의 문제라는 변명이 시험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날의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그래! 현장 업무를 변명없이 완성해 보자!’ 라는 인생의 모토을 얻은 것이 자격증 취득 못지 않은 큰 수확이다. 실패에 대한 원인은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되 그 책임을 외부의 조건(상황, 사람, 물건등등)에 떠넘기지 말자라는 각오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실기 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험장에서 4시간 30분 안에 모든 테스트까지 마쳐야 한다. 따라서 테스트 전의 모든 연결은 4시간 15분안에 마쳐야 한다. 학원에서의 작업완료 시간 기준으로 만약 4시간안에 모든 테스트까지 마치지 못한다면 시험 2주전부터는 정규 훈련 시간이외로 추가 연습시간을 반드시 확보하여야 한다. 나의 경우 학원기준 3시간 40분 ~ 4시간 정도였는데, 본선에서는 수정없이 4시간 25분이 걸렸다. (만약 수정할 것이 있었다면 시간오버로 탈락했을 것이다)

    전기기능사 자격 취득 훈련과 시험을 마무리하면서 이 후기를 작성하게 된 것은 후배들(물론 나보다 더 연로하신 형님들도 있겠지만... ㅎ)에게 시험과 훈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함도 있지만, 자신이 주도적으로 기능(나는 기능을 “정확성/판단력/속도/효율성의 총합적이고 암묵적인 실체“라고 본다)을 연마해 나가려는 노력과 그 성취을 통해 현장에서도 뿌듯한 자신감으로 근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다. 물론 나역시 그렇게 되어가기를 희망한다. 나는 이 곳, 한국전기기술원을 찾으시는 열심히 살고자하는 모든 분들에게 오유진 원장님과 이동근 선생님이 큰 힘이 되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행운과 건승을 빕니다.

    2023년 11월 늦은 날.. 5학년 6반 강모  (PS : 재료가 좀 부실합니다. 달달한 건 너무 많이 섭취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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